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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과 작업이 모두 가능한 카페형 바/카페바

by 모양이슈로그 2025. 11. 16.

퇴근 후 노트북을 열어 작업을 이어가야 하지만, 오늘만큼은 집 대신 조금 다른 공기를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만 마시기에는 어딘가 아쉽고, 그렇다고 일반 술집에 가자니 노트북을 꺼내기에는 분위기가 맞지 않을 때, 커피와 맥주 사이 어딘가에 놓인 복합형 공간이 좋은 선택이 된다. 낮에는 카페처럼 조용하고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안정적으로 제공되며, 저녁이 되면 맥주 한 잔을 곁들여 혼술을 하며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장소. 그런 곳에서는 일을 마무리하는 시간과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 글에서는 실제 운영 중인 공간 가운데, 프리랜서나 재택근무자, 혹은 퇴근 후에 개인 작업을 이어가야 하는 직장인에게 어울리는 ‘카페형 바’들을 중심으로, 어떤 점이 작업과 혼술을 동시에 가능하게 만드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혼술 작업 카페바 관련 사진

낮에는 작업, 밤에는 맥주가 어울리는 서울의 복합형 공간

서울에는 낮과 밤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바뀌는 공간들이 늘어가고 있다. 종로와 강남, 한남 일대에는 카페처럼 구성이 되어 있지만, 메뉴에 맥주와 간단한 주류가 함께 올라오는 복합형 매장이 많다. 그중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일부는 대표적인 예가 된다. 청담동의 리저브 매장처럼 좌석 간격이 넓고 테이블이 안정적으로 배치된 곳에서는 낮에는 노트북을 펼친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와이파이와 콘센트가 기본으로 제공되고, 실내 조명이 눈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은은한 밝기로 유지되어 장시간 작업을 이어가기 좋다. 저녁 시간이 되면 메뉴판에 조용히 맥주와 와인이 등장하고, 분위기는 약간 부드러워지지만 여전히 떠들썩하지 않다. 퇴근 후 맥주 한 잔을 옆에 두고 문서 작업을 정리하거나, 개인 프로젝트를 이어가기에도 무리가 없는 환경이다.

성수동과 한남동 일대의 로스터리 카페들 중에는 일정 시간 이후 맥주를 판매하는 곳도 많다. 낮에는 드립 커피와 브런치를 내세우지만, 저녁 메뉴에 수제 맥주나 간단한 병맥주가 추가되는 구조다. 이런 공간들은 대체로 인테리어가 과하게 어둡지 않고, 음악도 적당한 볼륨을 유지해 작업과 술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성수동의 한 로스터리 카페에 앉아 보면 주변에는 노트북을 켠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테이블의 깊이가 충분해 노트북과 노트, 음료를 동시에 올려도 여유가 있고, 의자 높이와 테이블 높이가 맞아 장시간 작업에도 피로감이 덜하다. 저녁이 되어 맥주를 한 잔 주문해도 공간의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지 않아, 작업의 흐름을 유지한 채 자연스럽게 혼술 모드로 넘어갈 수 있다.

이런 복합형 서울 공간의 공통점은 “술집처럼 시끄럽지 않다”는 점이다. 주류를 판매하지만, 기본적인 태도는 여전히 카페에 가깝다. 자리 회전만을 위해 빨리 나가라는 압박이 없고, 테이블 간 간격이 넉넉해 옆자리 대화가 계속해서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프리랜서나 글 쓰는 사람, 코딩을 해야 하는 사람처럼 집중을 요하는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도 부담이 적다. 퇴근 후 바로 집에 가기엔 아쉬운 날, 또 너무 시끄러운 술자리는 피하고 싶은 날에 선택하기 좋다.

바다와 함께 작업하고 혼술까지 가능한 부산 저녁 풍경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라 저녁의 공기가 유난히 다르게 느껴진다. 해운대와 광안리 주변에는 낮에는 카페로, 밤에는 조용한 바처럼 운영되는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운대 인근의 몇몇 카페는 오후까지만 봐서는 일반적인 작업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넓은 창가석에는 노트북을 펼친 사람들이 앉아 있고, 바다를 바라보며 작업을 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저녁이 되면 메뉴판 한 켠에 수제 맥주나 생맥주가 올라오고, 조명이 조금 더 따뜻한 색으로 조정되며 분위기가 부드럽게 바뀐다. 이때도 음악이 과하게 커지지 않고, 여전히 혼자 머무는 사람이 적지 않아 작업과 혼술을 병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파도 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들리는 실내에서 화면을 바라보며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가끔 창밖을 보며 맥주를 한 모금 마시는 시간은 일과 하루를 이어주는 전환의 순간이 된다.

광안대교가 보이는 뷰를 가진 카페형 바들도 마찬가지다. 낮에는 브런치와 커피가 중심이지만, 밤이 되면 다리의 불빛이 켜지면서 공간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바 모드로 바뀐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 술집처럼 시끌벅적해지는 것은 아니다. 의자와 테이블 구성은 여전히 작업을 염두에 둔 구조를 유지하고, 일부 자리는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안정적으로 확보되어 있어 노트북을 놓고 혼자 머물기 좋다. 여러 잔을 마시는 회식 장소라기보다, 한두 잔의 맥주와 가벼운 안주를 두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곳이다. 프리랜서가 낮부터 작업을 이어가다 자연스럽게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사용해도 좋고, 직장인이 퇴근 후 자료 정리나 개인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당하다.

부산의 이런 복합형 공간의 장점은 바다가 주는 심리적 여유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시선을 적당히 분산시켜, 오랫동안 화면만 바라보며 긴장된 상태로 작업하는 것을 완화해 준다. 잠깐씩 고개를 들어 파도나 야경을 보는 동안 뇌가 가벼운 휴식을 취하게 되고, 그 사이에 맥주 한 모금이 주는 이완감이 더해지며 작업 효율이 다시 회복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고, 차분한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제주에서 여행과 일, 혼술이 나란히 놓이는 밤의 카페형 바

제주는 원래부터 “일과 휴식을 함께 가져가는 여행지”로 사랑을 받아 왔다. 최근에는 이 흐름이 더 뚜렷해져, 낮에는 카페처럼, 해가 진 뒤에는 간단한 주류를 제공하는 카페형 바가 많이 보인다. 서귀포와 애월, 구좌 일대의 오션뷰 카페들 중에는 일정 시간 이후 맥주나 칵테일을 제공하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함을 유지하는 곳들이 있다. 이들은 시끄러운 음악과 과도한 조명 대신, 낮에 사용하던 밝기에서 조금만 톤을 낮춘 조명을 사용해 작업을 이어 가는 사람들에게도 적절한 환경을 유지한다.

예를 들어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서귀포의 한 카페형 공간은 낮에는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고 쉬어가는 장소이지만, 오후 늦은 시간부터는 노트북을 펼쳐 놓고 작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창가 테이블의 폭이 넓고, 콘센트가 가까이에 있어 배터리를 걱정하지 않고 장시간 머무를 수 있다. 해가 바다 아래로 내려가고, 하늘 색이 점점 짙어지는 동안 맥주 한 잔을 옆에 두고 문서 작업을 진행하는 경험은 집이나 사무실에서와는 다른 감각을 선물한다. 파도 소리가 멀리서 들리고, 바람의 움직임이 몸의 긴장을 조금씩 풀어준다.

구좌읍처럼 조용한 동쪽 지역의 카페형 바는 더 정적이다. 주변 소음이 거의 없어서 작업에 집중하기에 좋고,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도 비교적 차분하다. 한쪽에서 혼자 책을 읽는 사람, 다른 한쪽에서 노트북으로 코드를 짜는 사람, 또 다른 쪽에서 맥주잔을 앞에 두고 글을 쓰는 사람이 서로의 존재를 과하게 의식하지 않고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 이런 장소에서는 술이 중심이 아니라, 하루를 정리하는 도구처럼 곁에 놓인다. 한 잔의 맥주가 작업의 마침표가 되기도 하고, 다음 날 다시 이어갈 거리감을 정리해 주기도 한다.

제주의 카페형 바가 주는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의 흐름을 천천히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도시에서는 한 시간씩 끊어지는 느낌으로 시간이 지나가지만, 여기서는 빛과 바람, 파도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흘러간다. 작업과 혼술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공간은 결국 이 느린 속도를 기반으로 완성된다. 그 속에서 프리랜서는 노트북 화면에만 박혀 있던 시선을 바다 쪽으로 옮겼다가 다시 화면으로 가져오는 과정을 반복하며, 일과 휴식 사이의 균형을 맞춰 가게 된다.

일의 마무리와 하루의 정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

혼술과 작업이 모두 가능한 카페형 바는 단순히 커피와 맥주를 함께 파는 곳이 아니다. 그곳은 낮과 밤, 일과 휴식, 집중과 이완이 무리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테이블과 좌석 구성, 소리의 밀도, 조명의 밝기와 색감, 창밖의 풍경까지 모두가 작업에 필요한 집중과 혼술에 필요한 편안함을 동시에 고려해 만들어져 있다. 서울의 복합형 공간은 접근성과 인프라 면에서 강점을, 부산의 공간은 바다라는 배경이 주는 여유를, 제주의 공간은 자연의 속도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을 각각 제공한다. 퇴근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운 날, 일을 완전히 내려놓기에는 찜찜한 작업이 남은 날, 혹은 혼자만의 잔잔한 밤을 보내고 싶은 날이라면 이런 카페형 바에서 노트북과 맥주잔을 나란히 올려 두고 조용히 앉아 보자. 일과 하루를 동시에 정리해 주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