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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역 특산물과 향토 음식 먹거리 여행

by 모양이슈로그 2025. 8. 21.

일본 여행의 진짜 매력은 유명한 관광지만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에 숨어 있습니다. 2025년 현재, 단순한 맛집 탐방을 넘어 향토 음식과 특산물 중심의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관광지로 덜 알려졌지만 음식으로 빛나는 소도시 중심으로 일본 먹거리 여행을 소개합니다. 먹는 재미로 기억되는 여행, 지금 시작해볼까요?

 

일본 먹거리 여행 관련 사진

훗카이도도 아닌, 진짜 해산물 천국 – 아오모리 쓰가루 지역

아오모리는 홋카이도만큼이나 바다에 인접한 지역이지만 관광객 수는 상대적으로 적어, 현지인 중심의 식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특히 쓰가루 지역은 ‘해산물의 보고’라 불릴 만큼 계절 따라 다양한 생선이 잡히고, 이걸 거창하지 않은 방식으로 조리해 내놓는 식당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음식은 "이치고니(いちご煮)", 성게와 전복을 간단히 끓인 맑은 국물 요리로 이름은 딸기(이치고)에서 따왔지만, 사실은 국물에 동동 떠 있는 성게의 모양이 딸기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맑고 깊은 맛의 이 국물은 겨울철 추운 아오모리의 아침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또한 아오모리에서는 초밥보다는 덮밥 형태의 해산물 요리가 발달했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지 어민들이 아침에 잡아 온 생선을 바로 밥 위에 얹어 먹는 게 빠르고 실용적이기 때문입니다. ‘가이센동’이라 불리는 이 해산물 덮밥은 도쿄의 고급 식당보다 오히려 현지 어시장 옆 작은 식당들이 더 신선하고 저렴합니다.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약 3시간 반 거리,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온전히 '먹기 위해' 떠나는 여행지로서 아오모리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일본 내 육류 성지, 미에현 마쓰사카 소고기 이야기

와규 하면 고베규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 일본인 사이에서 최고의 소고기로 평가받는 것은 바로 미에현의 마쓰사카규(松阪牛)입니다.

마쓰사카는 규모는 작지만 고기 하나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도시로, 소 한 마리의 가격이 수천만 원에 이를 정도로 고급입니다. 그만큼 이 지역에서는 정육식당, 스키야키 전문점, 숯불구이 식당이 많고, 각 식당은 ‘우리는 진짜 마쓰사카규를 씁니다’라는 점을 강조하죠.

특히 ‘스에히로’라는 오래된 정육점은 1층은 정육 코너, 2층은 레스토랑으로 운영되며, 고기를 구매한 후 위에서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여행 중에 소고기를 직접 고르고, 그 자리에서 구워서 먹는 경험은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체험이 됩니다.

마쓰사카에서 즐기는 또 하나의 방식은 ‘로스트 비프 덮밥’입니다. 육즙 가득한 고기가 밥 위에 얇게 얹혀 나오고, 달콤 짭짤한 간장 베이스의 특제 소스가 더해져 그야말로 입안에서 녹는 감각을 줍니다.

도쿄나 오사카의 고기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적당히 시골스럽고, 따뜻한 손님맞이의 분위기. 이 도시의 고기는 단지 맛만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어우러지는 맛입니다.

지역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발효 음식 – 아키타현의 ‘이나니와 우동’과 ‘키리탄포’

아키타현은 일본 북부의 산간 지방으로, 기후가 추워 오래 저장 가능한 발효 음식과 저장식품이 발달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이나니와 우동’과 ‘키리탄포’입니다.

이나니와 우동은 일반적인 우동보다 훨씬 가늘고 한 겹 한 겹 정성스레 반죽한 후 천으로 말아 수작업으로 건조시켜 만든 우동입니다. 보통의 우동은 쫄깃함이 포인트지만, 이나니와 우동은 오히려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으며, 차게 먹을수록 진가를 발휘합니다.

아키타에서는 여름철엔 시원하게, 겨울엔 따뜻한 국물에 넣어 즐기며 가정식의 대표 메뉴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반면, 키리탄포는 찹쌀밥을 빻아 대나무 꼬챙이에 붙인 후 직화에 구운 다음, 닭 육수에 넣어 끓인 음식입니다. 본래는 사냥꾼들이 산속에서 만들어 먹던 전통 음식으로 그 소박함과 구수한 맛이 특징입니다.

아키타의 겨울은 눈이 깊고, 하얀 세상을 배경으로 뜨거운 키리탄포 나베를 먹는 순간은 그 자체로 그림이 됩니다. 이 음식들을 파는 곳은 대부분 주택을 개조한 식당들로, 마루에 앉아 이불을 덮고 먹는 구조가 시간을 멈춘 듯한 따뜻함을 줍니다.

아키타는 관광지보다는 ‘맛과 분위기로 기억되는 곳’입니다. 느린 리듬과 함께 전통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귀한 장소입니다.

 

2025년 일본 여행의 트렌드는 ‘유명 맛집 투어’가 아닌, 그 지역의 풍경과 함께 어우러지는 음식 여행입니다. 특산물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그 땅의 자연, 기후, 사람, 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죠.

바다에서 온 국물, 산에서 구운 밥, 그리고 정성 들인 한 그릇의 고기 요리. 맛은 혀에 남지만, 그 시간은 마음에 더 오래 남습니다. 이번 여행은 지도를 따라가기보다 음식을 따라 길을 정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