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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가옥 옛 민가 숙소 추천 감성 여행지 3곳

by 모양이슈로그 2025. 8. 26.

요즘 어느 나라를 가든 단순한 숙박을 넘어 ‘머무는 그 자체가 여행이 되는’ 전통 민가 숙소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시의 호텔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서 100년이 넘은 가옥에서의 하룻밤은, 일상의 피로를 잊고 깊은 쉼을 선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의 소도시에 위치한 정통 가옥을 리모델링한 민가 숙소 3곳을 소개합니다. 나무 문이 삐걱이며 열리는 소리, 이불 위로 비치는 이른 햇살, 그리고 현지인의 삶이 느껴지는 공간에서 진짜 ‘일본’을 머물러 보세요.

 

일본 전통 가옥 숙소 관련 사진

오카야마현 쓰야마 ‘고토노이에’ – 정원이 있는 다다미방 민가 숙소

중세 성곽 도시의 흔적이 남아 있는 오카야마현 쓰야마(津山)에는 고즈넉한 전통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숙소 ‘고토노이에(ことのいえ)’가 있습니다. 100년 된 일본식 목조 민가를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 이 공간은 3실만 운영되며, 모두 다다미방 구조입니다.

현관에 들어서면 기와지붕 아래 고요한 중정 정원이 보이고, 한쪽엔 작은 연못과 붉은 단풍나무가 자리합니다. 밤이면 촛불처럼 은은한 조명이 정원을 감싸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고요한 밤을 선물합니다.

방 안에는 이케다 장인이 만든 낮은 목재 테이블, 세밀한 문양이 새겨진 종이문, 그리고 창문 너머로는 종달새 소리가 들리는 조용한 풍경. 욕실은 히노끼 욕조가 설치되어 있어 편백나무 향기와 함께 목욕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제공합니다.

조식은 계절마다 바뀌는 오카야마 지역 식재료로 준비되며, 이른 아침, 마당의 새소리를 들으며 먹는 따뜻한 밥과 된장국은 잊을 수 없는 아침을 만들어 줍니다.

도쿠시마현 미요시 ‘나가야 게스트하우스’ – 비 내리는 산골 민가의 정취

시코쿠 지역의 깊은 산 속, 도쿠시마현 미요시시에는 오래된 나가야(長屋, 연립형 민가)를 리노베이션한 ‘나가야 게스트하우스’가 조용히 운영 중입니다. 도심에서 떨어진 이 마을은 차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함과 비의 냄새가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숙소 내부는 원래의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여 일본식 마루와 토장벽, 낮은 천장과 문지방 등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가장 특별한 점은, 비 오는 날 머무는 이 집의 분위기입니다. 기와지붕 위로 똑똑 떨어지는 빗소리, 나무벽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 그리고 촛불 조명 아래 펼쳐지는 책 한 권.

게스트하우스 내부에는 공용 주방과 장작 난로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저녁이면 숙박객들이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마치 오래된 일본 영화 속 장면처럼 다가옵니다.

운영자는 영어와 한국어가 모두 가능해 외국인 여행자에게도 친절한 편이며, 근처엔 강을 따라 이어지는 아침 산책 코스도 추천할 만합니다.

기후현 히다후루카와 ‘민가 유이’ – 기차역 근처 전통 가옥에 머물다

다카야마에서 조금 떨어진 히다후루카와는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배경이 된 마을로 유명하지만 그보다 더 매력적인 건 한적한 골목마다 살아 있는 전통 가옥입니다. 그중에서도 ‘민가 유이(結)’는 옛 히다 지역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살려 단 한 팀만 숙박 가능한 1일 1조 한정 숙소로 운영됩니다.

입구는 낮은 대문과 작은 손잡이, 그리고 고양이가 자주 앉는 돌계단이 인상적입니다. 내부는 격자창과 가리개가 조화를 이루며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이 하루 종일 벽을 장식합니다. 침구는 직접 손으로 짠 이불보와 지역 공방에서 제작한 목재 프레임 침대가 제공되며, 자연소재와 손길이 어우러진 공간미가 이곳의 핵심입니다.

주방에는 히다 소스와 장아찌, 직접 만든 조미료 등이 준비돼 있어 가벼운 요리를 직접 해 먹을 수도 있고, 근처 시장에서 장을 봐 오면 현지인의 생활을 잠시 흉내 내볼 수도 있습니다.

한밤중이면 창밖으로 들려오는 기차 소리, 멀리서 흐릿하게 들리는 풍경소리까지 시간이 겹겹이 쌓인 공간에서 보내는 정적의 밤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경험입니다.

 

호텔의 깔끔함이나 편의성도 좋지만, 가끔은 불편함마저 사랑스러운 진짜 일본의 시간 속에 머물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전통 민가에서의 하룻밤은 그저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공기와 냄새, 소리와 감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일본 여행에서 하루쯤은 이런 공간에서 천천히 머물러 보세요. 그 기억은 여행이 끝난 후에도 계속 당신을 따뜻하게 감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