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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사 여행 고성 탐방과 사적지 중심 코스 추천

by 모양이슈로그 2025. 8. 23.

일본 여행에서 스쳐 지나가는 유적지를 보는 것과, 그 속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알고 천천히 걷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2025년 현재, 일본 전역에는 옛 성곽과 사적지가 잘 보존되어 있으며, 관광지화된 유명 유적지보다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역사 여행지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의 고성 탐방과 사적지 중심의 역사 여행 코스 3곳을 소개합니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과거와 조용히 마주하는 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일본 역사 여행 관련 사진

천년 고도, 유적 위에 숨 쉬는 나라현 아스카 지역

일본의 고대사에 관심이 있다면, 나라현의 아스카 지역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역사 성지입니다. 교토보다 먼저 수도였던 이곳은, 일본 최초의 불교 사찰과 석조 문화가 시작된 지역으로 ‘일본 문명의 뿌리’라 불립니다.

가장 유명한 장소는 아스카데라(飛鳥寺)와 이시부타이 고분(石舞台古墳)입니다. 아스카데라는 일본 최초의 본격적인 불교 사찰로, 현존하는 불상 중 가장 오래된 ‘아스카 대불’이 남아 있습니다. 이 불상 앞에 서면, 비록 작고 소박하지만 1500년 전 일본인들이 처음으로 만든 신앙의 형상이라는 점에서 가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시부타이 고분은 고대 정치가 소가노 우마코의 무덤으로 추정되며, 거대한 석재가 짜 맞춰진 고분 내부를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분 내부에 들어서면, 아득한 고대 일본인의 삶과 죽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은 렌터사이클로 돌아보는 코스가 잘 조성되어 있어 넓게 펼쳐진 논과 옛 마을 사이를 자전거로 달리며 고대 유적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여행이 됩니다. 상업화되지 않은 조용한 분위기, 아스카의 하늘과 들판은 일본 역사 여행의 진정한 시작점이 되어줍니다.

무사의 숨결이 흐르는 히로사키성, 아오모리현

일본의 고성 중에서도 북쪽 끝에 위치한 히로사키성(弘前城)은 한적하면서도 깊은 무사 정신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곳입니다. 에도 시대 초기에 축성된 이 성은, 여러 번의 화재와 전쟁에도 일부 원형을 보존하고 있으며, 특히 성탑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성 중 하나로 꼽힙니다.

히로사키성의 매력은 사계절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는 점입니다. 봄엔 벚꽃으로 뒤덮이고, 여름엔 청록의 숲, 가을엔 붉은 단풍, 겨울엔 설경 속에 고요히 서 있는 성탑—일본식 사계의 정수를 한 성곽에서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역사적으로 이곳은 쓰가루 가문의 거점이었으며, 그 계보와 무사의 문화는 성내 자료관과 무기 전시관을 통해 상세히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무사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복원된 무사 저택 거리는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에도 시대로 걸어 들어간 듯한 감각을 줍니다.

히로사키 시내는 전통 양식의 카페와 기념품점도 조화를 이루고 있어 역사 여행과 함께 여유로운 문화 체험도 가능합니다. 대도시의 바쁜 유적지와는 달리, 천천히 걷고 조용히 바라보는 여행이 가능한 북쪽의 숨은 고성 명소입니다.

바다 위의 성, 다카마쓰 마루가메성과 시코쿠의 사적지

시코쿠 지역은 관광객에게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실은 중세 일본의 사적지들이 밀집된 고유의 역사 지대입니다. 그 중심에는 마루가메성(丸亀城)이 있습니다. 이 성은 현존하는 가장 높은 석벽을 가진 성으로 유명하며, 성곽 위에서 내려다보는 세토 내해의 풍경은 그야말로 압도적입니다.

마루가메성은 축성 구조 자체가 독특해, 마치 성 전체가 석벽 위에 살포시 얹혀진 듯한 비율감을 보여줍니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만, 오르는 동안 만나는 이끼 낀 돌계단과 오래된 나무들은 시간을 밟고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근처에는 고토히라구(琴平宮)와 같은 역사적인 신사, 에도 시대 건축이 남아 있는 구 상인 거리, 전통 선박이 머무는 항구 마을까지 함께 연결해 여행할 수 있어 역사 + 풍경 + 생활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적인 역사 코스로 추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코쿠는 사찰 순례 문화가 활발한 지역으로, 마루가메성과 함께 사찰과 신사를 함께 둘러보는 일정을 구성하면 내면적 성찰과 조용한 걷기 여행이 됩니다. 다카마쓰를 중심으로 2~3일 머무르며 성과 사찰, 마을과 사람들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은 책에서만 보던 일본사를 피부로 경험하는 시간이 됩니다.

 

 일본의 역사 여행은 단체 관광 중심에서 벗어나 고요하고 깊이 있는 유적 탐방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성 하나, 고분 하나, 고성의 벽돌 한 장에도 과거의 삶과 철학이 담겨 있고, 그걸 직접 걸으며 느끼는 순간은 단순한 지식보다 더 큰 울림을 줍니다. 빠르게 소비하는 여행보다, 한 걸음 천천히 옛길을 걷는 여정. 그 안에서 당신만의 역사적 감정이 쌓여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