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유튜브는 더 이상 단순한 영상 플랫폼이 아니다. 사람들은 일상을 기록하고, 콘텐츠를 만들며, 자신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 그런 변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공간’이다. 어떤 장소에서 촬영하느냐에 따라 영상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강도도 달라진다. 유튜버들이 장소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예쁜 배경이 아니다. 조명, 소리, 움직임, 그리고 그 공간이 가진 이야기까지 고려한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현재 실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자주 방문하는 촬영 명소들을 중심으로, 왜 그들이 그곳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깊이 있게 살펴본다.
서울, 콘텐츠의 중심에서 공간을 담다
서울은 여전히 유튜버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다. 영상 촬영에 필요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고, 다양한 콘셉트의 장소가 한 도시에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성수동은 단연 인기 지역이다. 오래된 공장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들이 많고, 자연광이 풍부하게 들어오는 구조 덕분에 카메라를 켜기만 해도 영상이 살아난다. 성수동의 어니언, 대림창고, 블루보틀 성수점 같은 곳은 브이로그, 인터뷰, 광고형 콘텐츠 촬영에 자주 등장한다. 특히 어니언은 벽돌 건물의 거친 질감과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져 영상에 깊이를 더해준다. 실제로 2025년 현재도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촬영 허가를 받아 이곳을 배경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익선동 역시 유튜버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장소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골목길 구조는 영상에 독특한 리듬을 준다. 좁은 골목 사이로 비치는 햇살, 한옥의 처마 끝에 걸린 그림자, 그리고 카메라가 그 공간을 따라 천천히 움직일 때 느껴지는 시간의 흐름은 익선동만의 매력이다. 음식 콘텐츠를 촬영하는 크리에이터들은 전통 찻집이나 소규모 한옥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감성적인 화면을 연출하고, 브이로그 촬영자들은 자연스러운 생활의 흐름을 담기 위해 이곳을 즐겨 찾는다. 특히 펠른카페나 어글리베이커 같은 실제 운영 중인 카페는 익선동 영상의 단골 배경으로 등장한다.
연남동은 서울의 젊은 감성을 상징하는 지역이다. 거리마다 개성이 뚜렷한 카페와 소규모 스튜디오가 밀집해 있어, 하루 종일 여러 콘텐츠를 촬영해도 배경이 겹치지 않는다. 하이웨스트, 리틀넥, 플랫포머 등은 유튜버뿐 아니라 인플루언서들이 릴스와 쇼츠를 찍기 위해 방문하는 대표적인 장소다. 연남동의 매력은 ‘자연스러운 연출’이다. 특별히 세팅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움직임과 거리의 소리, 그리고 저녁 노을이 영상의 배경이 된다.
부산, 감성과 활기가 공존하는 도시
부산은 유튜버들이 ‘공간의 변주’를 가장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도시다. 낮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밤에는 도시의 불빛과 함께 다이내믹한 화면을 만들 수 있다. 해운대의 웨이브온은 그 대표적인 장소다. 통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바다의 움직임과 어우러져, 별다른 장비 없이도 완벽한 조명이 완성된다.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 따라 영상의 색감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하루에도 전혀 다른 느낌의 촬영이 가능하다. 브이로그, 여행, 인터뷰, 제품 광고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웨이브온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전포동은 도시적인 세련됨이 돋보이는 장소다. 감각적인 카페와 갤러리형 공간이 많아, 패션 크리에이터나 브랜드 협찬 영상의 배경으로 활용되기 좋다. 마마돈크나 리버타 커피 같은 곳은 공간 자체가 스타일링의 일부가 된다. 실제로 이곳은 인테리어 색감이 조명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유튜버들이 카메라 테스트를 위해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마마돈크의 내부 조명은 촬영 시 피부 톤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어 자연스러운 인물 컷을 얻을 수 있다.
광안리와 송정 해변은 여전히 유튜버들에게 ‘필수 배경’으로 꼽힌다. 드론 촬영이 가능한 구간이 많고, 해안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풍경이 영상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특히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저녁 촬영은 부산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자주 사용된다. 뷰티, 패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이 한 장면이라도 넣기 위해 일부러 부산을 방문하기도 한다.
제주, 자연이 만드는 완벽한 세트장
제주는 자연 그 자체가 콘텐츠다. 유튜버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 때문만이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카메라를 돌려도 완성된 화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애월의 봄날카페는 여전히 유튜버들의 필수 방문지로 꼽힌다. 통유리 너머로 펼쳐진 푸른 바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하늘의 색감은 영상의 가장 강력한 시각적 포인트가 된다. 특히 브이로그나 여행 콘텐츠에서는 커피를 내리는 장면과 바다를 배경으로 한 컷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완성한다.
서귀포의 몽상드애월은 제주의 건축미와 자연미가 완벽히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유튜버들은 이곳을 ‘영상의 텍스처’를 살리기 위한 배경으로 선택한다. 콘크리트와 유리, 바다가 한 화면 안에서 만나는 구조 덕분에, 조용한 대사나 나레이션 중심의 영상에도 깊이감을 준다. 제품 광고나 뮤직비디오, 그리고 단편 콘텐츠의 촬영 장소로도 자주 활용되고 있다.
제주 구좌읍의 브리드는 좀 더 차분한 감성을 담고자 하는 유튜버들이 선호하는 공간이다. 인터넷 연결이 약하고 주변이 조용해, 자연의 소리가 영상의 일부가 된다. 바람 소리, 새소리, 그리고 커피를 내리는 소리가 그대로 녹음되어 영상에 담기며, 자연스러운 리듬감이 생긴다. 크리에이터들은 이런 공간을 ‘편집이 필요 없는 배경’이라 부르며, 촬영보다 감정을 기록하는 장소로 활용한다.
유튜버들이 공간을 고르는 기준
유튜버들이 자주 찾는 촬영 명소에는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 첫째, 공간 자체가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곳이다. 예쁜 인테리어나 풍경은 물론, 그 안에 흐르는 시간의 결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둘째, 자연광이 풍부한 곳이다. 인공조명이 아닌 햇살이 만드는 빛의 변화는 영상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준다. 셋째, 공간의 소리가 아름다운 곳이다. 너무 시끄럽지 않지만 완전히 정적이지 않은, 커피 내리는 소리나 사람들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공간이 유튜버들의 선호 장소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공간이 주는 ‘감정의 밀도’가 중요하다. 어니언의 넓은 여백, 펠른카페의 따뜻한 조명, 웨이브온의 바다빛, 브리드의 고요함. 이런 공간들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영상의 감정선을 이끌어간다. 유튜버들은 이런 공간에서 대사를 하지 않아도, 장면만으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2025년 유튜브의 영상 트렌드는 점점 더 ‘감성의 디테일’로 이동하고 있다. 화려한 장비보다 중요한 것은 공간의 분위기, 그리고 그곳에서 느껴지는 진심이다. 서울의 어니언처럼 도시의 여백을 품은 장소, 부산의 웨이브온처럼 빛과 바다가 어우러진 공간, 제주의 브리드처럼 자연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장소. 이 모든 곳은 유튜버들에게 단순한 촬영 명소가 아니라 감정의 무대다.
카메라를 켜는 순간, 공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하나의 인물처럼 존재하게 된다. 영상 속 빛의 방향, 바람의 흐름, 사람의 움직임까지도 콘텐츠의 일부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튜버들은 더 좋은 장면을 찾기보다 ‘진짜 자신이 어울리는 공간’을 찾는다. 결국 공간은 유튜버의 시선을 담는 또 하나의 언어다. 2026년을 준비하는 지금, 당신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면, 이들처럼 공간의 감정을 먼저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