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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연휴에도 운영하는 숨은 카페

by 모양이슈로그 2025. 11. 4.

명절 연휴는 쉼과 여유의 시간이지만, 정작 도시는 고요해진다. 대부분의 상점과 카페가 문을 닫아 조용한 거리를 걷다 보면, 문득 한 잔의 커피가 그리워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특히 설날 연휴는 가족과의 만남이 끝난 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혹은 여행지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싶을 때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주는 위로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연휴에는 대부분의 카페가 휴무에 들어가기에, 문을 연 곳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기준 실제로 설 연휴에도 운영을 이어가는, 전국의 숨은 명품 카페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화려한 인테리어보다 꾸준함과 따뜻함으로 사랑받는 공간, 그리고 명절의 정적 속에서도 당신을 반겨줄 몇 안 되는 카페들이다.

 

설날 연휴 카페 관련 사진

서울, 조용한 도심 속의 여백

서울은 설 연휴에도 완전히 멈추지 않는 도시다. 다만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를 제외하면 개인 카페들은 최소 이틀 정도는 문을 닫는다. 그럼에도 꾸준히 문을 여는 곳들이 있다. 성수동의 어니언 성수는 매년 설 연휴 동안 일부 시간을 조정해 운영을 이어가는 카페다. 벽돌 건물의 따뜻한 조명과 커피 향이 남아 있는 이곳은, 명절의 고요함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들이 찾는 장소다. 평소 붐비던 주말과 달리 연휴 기간에는 한적해져, 평소보다 훨씬 조용하게 공간의 온도를 느낄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며 노트를 꺼내거나, 가족 모임 후 잠시 혼자 있고 싶은 이들에게 완벽한 휴식처가 된다.

익선동의 펠른카페도 설 연휴 기간 단축 운영을 이어간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전통 한옥의 지붕 아래 펼쳐진 작은 실내가 있다. 명절 때에는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간혹 스치지만, 대부분은 조용하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이 잔잔한 빛으로 떨어지며, 긴 명절의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기 좋은 공간이다. 평소에는 사람이 많아 자리를 잡기 힘들지만, 설날 연휴만큼은 오히려 여백이 생겨 진짜 한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연희동의 포비베이커리 역시 설 연휴에도 일부 지점이 운영된다. 이곳은 베이커리와 카페가 결합된 공간으로, 갓 구운 빵 냄새가 공간을 가득 채운다. 커피와 따뜻한 빵 한 조각을 곁들이며 느긋한 오후를 보내기 좋은 곳이다. 명절에 문을 여는 몇 안 되는 베이커리 카페 중 하나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다.

부산, 바다와 함께 맞는 설 연휴의 오후

부산은 설 연휴 기간에도 생각보다 많은 카페가 문을 연다. 해운대, 광안리, 전포동 일대는 명절에도 여행객이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해운대의 웨이브온은 명절 시즌에도 정상 운영을 이어가는 대표적인 카페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이곳은, 연휴 기간에 오히려 한층 더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바다와 커피잔이 만들어내는 장면은 명절의 소음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광안리의 트루왈츠 역시 설 연휴에 문을 여는 카페로 유명하다. 루프탑에서 광안대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며, 도심의 불빛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연휴 중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 찾아도 좋다.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는 그 시간은 명절의 번잡함 속에서도 작은 휴식을 선물한다.

전포동의 마마돈크는 도심 속 힐링 공간이다. 설 연휴에도 영업을 이어가는 편이며, 따뜻한 조명 아래 커피 향이 고요하게 번진다. 평소에는 젊은 손님들로 북적이지만 명절에는 한적한 분위기가 유지되어, 조용히 글을 쓰거나 생각을 정리하기에 좋다. 부산의 감성과 여유, 그리고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손꼽힌다.

제주, 명절에도 멈추지 않는 감성의 섬

제주는 명절에도 사람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여행객이 몰리기 때문에, 주요 카페들도 연휴 동안 대부분 문을 연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조용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찾는다면 애월과 구좌 일대의 숨은 카페들이 답이다. 애월의 봄날카페는 제주의 대표적인 오션뷰 카페로, 설날에도 변함없이 운영된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아침 일찍 방문하기도 하지만, 오후가 되면 의외로 한적해진다. 창밖의 바다를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순간, 명절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

서귀포의 몽상드애월은 건축미와 자연미가 어우러진 카페로, 명절에도 일정 시간 문을 연다. 콘크리트 벽면과 바다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은, 영상이나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많다. 하지만 명절 아침 시간대에는 조용히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만 남아, 마치 미술관 같은 고요함이 흐른다. 공간의 여백과 빛의 변화만으로도 감성이 완성되는 곳이다.

구좌읍의 브리드는 제주에서도 비교적 한적한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와이파이 신호가 약하고 주변에 상점이 거의 없어, 명절 기간에도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커피를 내리는 소리와 바람의 움직임이 그대로 들리는 환경 속에서 혼자만의 설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설 연휴에도 운영하는 카페들의 가장 큰 특징은 ‘로컬 감성’이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지역 주민이 직접 운영하며 단골 손님을 위해 문을 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곳들은 화려한 인테리어나 트렌디한 메뉴보다 ‘온기’를 담고 있다. 한적한 거리에서 문을 연 카페의 문을 밀고 들어서면, 낯선 공간에서도 이상하게 익숙한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이들 카페는 대부분 ‘빛의 방향’을 잘 활용한다. 명절처럼 인적이 드문 시기에는 인위적인 조명보다 자연광이 중요하다. 어니언 성수의 커다란 창문, 봄날카페의 통유리, 트루왈츠의 루프탑 모두 자연광이 그대로 공간을 채운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지 않아도, 눈으로 바라보는 풍경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무엇보다 설 연휴에 문을 연다는 것은 단골 손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주인이 직접 문을 열고 커피를 내리며, “명절에도 와줘서 고마워요”라고 건네는 짧은 인사 속에 따뜻한 진심이 담겨 있다. 이런 작지만 꾸준한 마음이 바로 명절에도 문을 여는 카페들이 가진 진짜 매력이다.

고요한 명절 속 한 잔의 온기

명절은 사람마다 의미가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의 시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잠시 자신을 돌아보는 휴식의 시간이다. 그리고 그 둘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은 잠시 머물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다. 서울의 어니언처럼 도심의 여백을 품은 곳, 부산의 웨이브온처럼 바다와 함께하는 공간, 제주의 브리드처럼 고요함 속에 나를 비추는 장소. 이 모든 카페는 명절에도 우리 곁을 지키며, 커피 한 잔의 온기를 전한다.

2025년 설날 연휴에도 문을 열고 있을 이 숨은 카페들 덕분에, 도시는 완전히 멈추지 않는다. 그들의 불빛은 여전히 거리의 일부로 남아, 지친 사람들의 발걸음을 조용히 맞이한다. 명절의 복잡함과 피로 속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이들 중 한 곳의 문을 조용히 열어보자. 당신이 찾는 평온은 그곳의 커피 향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