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서울에서 즐기는 영화 소품 무비 카페 탐방기

by 모양이슈로그 2025. 10. 19.

서울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를 넘어, 취향과 감성을 담은 콘셉트 카페의 도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영화 소품과 포스터, 필름 장식 등으로 꾸며진 ‘무비 카페’들은 영화 팬뿐 아니라 사진 촬영과 색다른 분위기를 찾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한 편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에서 실제로 운영 중인 영화 콘셉트 카페 세 곳을 탐방하며, 각 공간이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무비카페 관련 사진

고전 영화의 향수를 담은 시네마테크 카페

홍대 인근 서교동 골목에 자리한 시네마테크 카페는 서울에서도 보기 드문 고전 영화 테마 공간입니다. 외관부터 흑백 영화관을 연상시키는 간판과 빈티지 조명으로 꾸며져 있고, 문을 여는 순간부터 마치 오래된 시네마의 티켓 부스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줍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포스터는 <로마의 휴일>, <카사블랑카>, <대부> 같은 명작들로 채워져 있으며, 천장에는 실제 필름 릴이 장식처럼 걸려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인테리어만 영화적인 것이 아닙니다. 내부 공간은 실제 상영관처럼 조도를 낮춰 은은한 빛만 들어오고, 곳곳에는 고전 영화 촬영에 사용됐던 카메라, 렌즈, 영사기 같은 소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부는 수집가의 기증품으로, 주인이 직접 영국과 일본의 빈티지 상점에서 공수해온 것들이라고 합니다. 이런 희귀한 장비 덕분에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작은 영화 박물관”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습니다.

커피 메뉴에도 영화적 감성이 녹아 있습니다. ‘오드리 헤번 라테’, ‘샤를리즈 초콜라떼’, ‘타란티노 블렌드’ 같은 이름이 붙어 있으며, 메뉴판 디자인은 필름 클랩보드를 본떠 제작되었습니다.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마다 비치된 영화 평론집이나 포토북을 넘겨볼 수 있어, 카페에 머무는 시간 자체가 한 편의 시네마틱한 경험이 됩니다.

또한 매달 ‘시네마테크의 밤’이라는 작은 상영회도 열립니다. 관람객들이 모여 단편 독립영화나 고전 영화를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일반 카페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문화 프로그램입니다. 이처럼 시네마테크 카페는 단순한 인스타그램용 감성 공간을 넘어, 영화 문화를 실제로 향유할 수 있는 무비 카페의 정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 영화의 감각을 담은 무비스트 카페

용산 아이파크몰 내에 위치한 무비스트 카페는 영화관 바로 옆에서 운영되는 복합 무비 카페로, 최신 영화 포스터와 실제 촬영 소품이 전시된 공간입니다. CGV와 연결된 통로를 통해 들어갈 수 있으며, 영화 관람 전후에 들러 휴식을 취하는 관객들이 많습니다. 이름처럼 ‘Movie + Artist’의 합성어인 이곳은 단순히 영화 굿즈를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영화 감상을 하나의 문화로 즐길 수 있게 기획된 라운지형 카페입니다.

입구에는 개봉 예정작과 최신 히트작의 대형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고, 일부 벽면에는 실제 영화 촬영에 사용된 소품이나 의상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영화 <범죄도시>의 소품 경찰패나 <헤어질 결심> 촬영 때 사용된 프로덕션 슬레이트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매장 중앙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영화 트레일러와 OST가 끊임없이 재생됩니다. 음향 시스템은 영화관 수준으로 세팅되어 있어, 커피를 마시며 예고편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몰입감이 대단합니다.

무비스트 카페의 메뉴는 영화관 스낵을 세련되게 재해석한 것이 특징입니다. 팝콘 라떼, 시네마 치즈케이크, 클래식 콜라플로트 등이 대표적이며, 테이블에는 ‘감독의 컷’을 의미하는 작은 보드판이 디저트받침으로 사용됩니다. 좌석마다 콘센트와 조명이 세심하게 설치되어 있어, 노트북을 이용해 영화 리뷰를 작성하거나 사진을 편집하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서는 ‘영화 OST 라이브 나이트’라는 이벤트가 주기적으로 열립니다. 재즈 밴드나 싱어송라이터가 유명 영화의 OST를 연주하며, 카페 공간 전체가 하나의 무대처럼 변합니다. SNS를 통해 예약을 받으며, 행사 당일에는 관련 영화 포스터를 증정하기도 합니다. 덕분에 영화 팬뿐만 아니라 공연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무비스트 카페는 영화관 옆에 있지만 그 자체로 독립적인 매력을 가진 공간입니다. 최신 영화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면서도 관객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가는 점에서, 현대적인 무비 라운지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필름의 향기가 머무는 필름카페 오즈

익선동 한옥거리 안쪽의 작은 골목에 자리한 필름카페 오즈는 고전 영화의 소품과 필름 사진, 빈티지 장비로 꾸며진 감성적인 카페입니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이곳은 외관만 보면 전통찻집처럼 보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날로그 영화관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벽면을 따라 전시된 것은 실제 필름 스트립과 슬라이드, 그리고 오래된 포스터들입니다. 흑백사진과 세피아톤 포스터가 조화를 이루며 공간 전체를 따뜻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로 감쌉니다. 카운터 뒤편에는 오래된 필름카메라와 영사기, 8mm 필름이 장식되어 있으며, 일부 장비는 여전히 작동 가능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사진과 영화의 경계’를 주제로 꾸며졌습니다.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전시되고, 방문객은 즉석사진 촬영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촬영된 사진은 폴라로이드 형태로 출력되어, 필름 시절의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카페 메뉴 또한 테마를 따릅니다. 시그니처 메뉴인 ‘필름라떼’는 음료 위에 필름 스트립을 형상화한 초콜릿이 얹혀 나오며, ‘오즈 브라우니’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프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처럼 음료와 디저트에도 스토리가 담겨 있어, 방문객들은 시각뿐 아니라 미각으로도 영화의 세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필름카페 오즈의 매력은 한옥의 따뜻한 분위기와 영화 인테리어의 만남에 있습니다. 천장의 나무 서까래 사이로 빛이 스며들며, 카페 안은 하루 종일 아늑한 조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가끔 사진전이나 독립영화 상영회도 열립니다. 주인이 직접 영화를 전공한 덕분에, 공간 전체에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익선동이라는 입지도 매력적입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거리에서, 필름카페 오즈는 시간 여행 같은 경험을 선사합니다. 카메라를 들고 방문하면 어디서 찍어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는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서울의 무비 카페 문화는 단순히 영화 소품을 진열한 인테리어 수준을 넘어, ‘영화적인 경험’을 공간 속에서 구현하고 있습니다. 시네마테크 카페의 고전적 향수, 무비스트 카페의 현대적 감각, 필름카페 오즈의 아날로그 감성이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지만, 공통점은 모두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공간 곳곳에 녹아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 카페는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각자의 기억 속 영화 장면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SNS 시대의 새로운 문화 소비 형태로 자리 잡으며, 영화 팬뿐 아니라 이색적인 데이트 코스나 휴식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거나, 일상에서 작은 여유와 상상의 공간을 찾고 있다면 이번 주말 세 곳 중 한 곳을 방문해보세요. 스크린 속 장면이 아닌, 현실 속에서 직접 체험하는 영화 같은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