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치앙마이 기차여행은 태국 북부여행의 꽃입니다. 하지만 “블로그에서 본 대로만” 준비하면 실제 여행 현장에선 당황하는 경우가 많죠. 저 역시 첫 자유여행 때 대충 표만 사서 갔다가, 현지에서 여러 차례 좌절과 당황, 그리고 아주 특별한 경험을 겪었습니다. 이 글은 방콕-치앙마이 구간 기차를 처음 타는 여행자들에게, 실제로 마주치는 변수와 실패, 그리고 제가 직접 겪고 해결했던 생생한 에피소드와 현실 팁까지 모두 담아 준비했습니다.
1. 치앙마이, 기차역에서 시작되는 ‘진짜’ 태국여행: 분위기, 동선, 당황 포인트
2023년 겨울, 제 인생 첫 치앙마이행 기차 여행을 준비하면서, SRT 공식 홈페이지에서 겨우 영어로 야간열차 표를 예약했습니다. 출발 전날, 블로그 정보를 따라 후알람퐁역으로 갔다가, 역무원에게 “이 기차는 크룽텝 아피왓역에서 출발해요”라는 말을 듣고 택시로 30분을 허겁지겁 달려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새로운 크룽텝 아피왓역은 생각보다 넓고 현대적이었지만, 플랫폼이 바뀔 수 있고, 표 확인도 여러 번 진행되어 익숙하지 않으면 헤매기 쉽습니다. 역 안은 외국인 배낭여행자, 현지 가족 단위, 출장 태국인, 군인까지 각양각색의 분위기. 출발 1시간 전, 대합실 바닥에 앉아 컵라면과 과일을 먹는 현지인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기차표를 실물로 발급받으려면 표 예약 바우처와 여권이 반드시 필요하고, 역 창구 직원이 영어를 거의 못해서, 태국어로 “티켓 프린트, 차이 마이 카?”(이거 표 출력 가능한가요?)라는 문장 하나가 엄청 유용했습니다.
2. 방콕 기차 좌석 선택과 실제 탑승: 실패와 교훈, ‘왜 미리 예매하라는지’
기차표는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지만, 좌석(특히 2등석 하단 침대)은 성수기와 주말엔 순식간에 매진됩니다. 제 경험상, 처음에는 “2일 전이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예약을 미뤘다가, 결국 상단 침대만 남아있던 상황을 겪었습니다. 상단 침대는 창문도 없고, 폭이 좁아, 자다가 뒤척이다 보면 아래로 떨어질까 조마조마했죠.
같은 객실의 독일 여행자는 1등석을 예약하고 싶었지만, 한 달 전에 이미 만석이어서 2등석으로 타야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날 칸마다 돌아다니던 직원이 탑승권, 여권, 침대번호를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특히 SRT 승무원이 9시가 넘자 “침대 세팅!”이라고 외치며 좌석을 재빨리 접고, 매트리스, 새 시트, 이불, 베개를 하나씩 설치해주는 모습을 직접 보는 순간, ‘이게 진짜 동남아 기차여행이구나’ 실감했습니다.
3. 야간열차의 리얼 실전 상황: 식사, 화장실, 주변 여행자, 예상치 못한 변수들
저는 저녁 식사를 역에서 산 샌드위치와 생수로 해결했는데, 옆자리 태국인 가족은 직접 도시락을 싸 와 나눠 먹더라고요. 기차 안 식당칸에서는 태국식 볶음밥, 계란 프라이, 생선구이 등이 판매되지만, 평소보다 양이 적고 가격이 다소 높다는 점 참고하세요.
밤이 되면 차내 에어컨이 정말 강하게 나와서, 담요만으론 부족해 얇은 후드티를 껴입었습니다. 귀마개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기차 흔들리는 소리, 객실 사이의 작은 잡음, 에어컨 바람 소리에 잠을 설쳤을 겁니다. 도중에 기차가 한참을 멈춰 있기에 불안해 물었더니, “앞 열차가 선로 점검 중”이라며 40분 지연. 주변 여행자들은 침대에서 책을 읽거나,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일부는 복도에서 간단한 체조까지 하는 자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화장실은 기본적으로 깨끗하지만, 한밤중에는 한 번씩 휴지나 물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리 휴지와 물티슈를 꼭 챙기세요.
실제로 제 뒷자리의 일본 여행자는 휴대폰을 침대 옆 포켓에 두었다가 아침에 떨어뜨려 찾느라 10분 넘게 승무원과 복도를 뒤진 적도 있습니다. 밤에는 귀중품을 작은 파우치에 넣어 침대에 끈으로 묶어 두는 게 안전합니다.
4. 치앙마이 도착 후: 현지 교통, 흔한 실수, 체크리스트 실전 적용
아침 7시 무렵, 치앙마이역에 도착하면 이미 뚝뚝, 썽태우, 택시 기사들이 역 앞에 진을 치고 “호텔? 시내?”를 외치며 손님을 부릅니다. 저는 처음에 썽태우 기사와 영어로 흥정하다 실패해서, 다른 기사와 태국어로 “타오 라이 카?(얼마에요?)”를 반복하며 결국 현지인들과 합승해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실제 썽태우 요금은 30~60바트, 뚝뚝은 50~80바트 선. 여행자들이 몰려 도착하면 요금을 올리기도 하니, 여러 기사에게 가격을 비교해보고 흥정하는 것이 팁입니다.
여행가방은 직접 들고 내리게 되니, 짐이 많거나 무거울 땐 기사에게 “한 번만 도와줄 수 있냐?”고 정중히 요청하면 대부분 친절하게 도와줍니다.
이런 사소한 상황에서의 작은 실패와 해결 경험들이 결국 현지 여행을 ‘진짜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실전 체크리스트
- 야간열차 2등석 하단, 1등석은 1~2주 전 예약 필수(특히 11~2월 성수기)
- 플랫폼/기차번호/출발역 실시간 확인(역/열차가 변경될 수 있음)
- 여권, 예매 내역, PDF표(스마트폰+출력본) 모두 준비
- 에어컨 대비 얇은 겉옷, 귀마개, 작은 파우치(귀중품 보관)
- 식사·물 미리 준비, 휴지·물티슈 필수
- 치앙마이 도착 후 교통비 현지 화폐(잔돈) 미리 준비
5. 가격·시간·좌석 정보, 실제 체감 장단점 비교 표
열차 종류 | 좌석/침대 | 가격(2024년) | 소요 시간 | 실제 장점 | 실제 단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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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xpress | 1등석(침대) | 1,600~2,000바트 | 12~14시간 | 독립실, 샤워, 조용함, 프라이버시 | 비싸고, 표 구하기 어려움 |
Special Express | 2등석 하단(침대) | 1,200~1,400바트 | 12~14시간 | 창가, 넓음, 교류하기 좋음, 가성비 | 빨리 매진, 에어컨 추움 |
Special Express | 2등석 상단(침대) | 1,000~1,100바트 | 12~14시간 | 저렴, 1인 여행자 인기 | 좁고 창문 없음, 흔들림 큼 |
Rapid/Ordinary | 3등석(좌석) | 300~400바트 | 14~15시간 | 최저가, 현지 분위기 강함 | 장거리엔 불편, 피로 누적 |
실제 여행자로서 느낀 가장 큰 팁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여유였습니다. 열차가 지연되고, 좌석이 마음에 안 들고, 음식이 입에 안 맞을 수도 있지만, 이런 돌발 상황이 진짜 현지 여행의 재미입니다.
방콕-치앙마이 기차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작은 실패와 예기치 않은 만남, 그리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이 모두 어우러져 진짜 내 여행의 한 페이지가 됩니다. 누구나 겪는 실전 변수까지 미리 준비해 간다면, 이 여정은 분명 평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